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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꾸네 모리국수가 뭔데 구룡포까지 불러...까꾸네모리국수식당•─특별한 식당/전국의 식당들 2011. 12. 15. 06:18
까꾸네 모리국수가 뭔데..구룡포까지 부르는데...ㅎ
모리국수가 도대체 뭐야?
이 정체모를 국수때문에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까지 달려간다.
그 맛이 상당히 궁금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바다에서 잡은 해산물로 국수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내는 것이 모리국수이다.
아귀,동태,미더덕..그리고 여기서 불리는 미역추등..
구룡포내에는 꿀꿀이식당,초원식당,모정식당,까꾸네식당들이 모리국수를 메뉴로 영업을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까꾸네 모리국수집을 찾아간다.
까꾸네모리국수식당
까꾸네식당을 찾기가 만만하지 않다.
다른 식당들은 눈에 잘 보이는데 이 식당만은 어디에 있는지 찾을수가 없다.
심지어 동네분들에게 몇 번을 여쭈어보았는데도
찾을수가 없으니(ㅎㅎㅎ)
여하튼 물어물어..식당앞에 도착한다.
뭐야?
이게 식당이란 말인가(ㅎㅎ)
간판도 없고 그저 까꾸네...탁주직매점..054*276-2298..이런 썬팅글자만 붙어있다.
구룡포에 오면
당연 과메기를 먹어줘야하는데...
오늘은 모리국수이다.
소재지;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957-3번지
정확한 위치는
"밥먹으러 가자" 뒤편에 있다.
나무젓가락 끝으로 두런두런 팔뚝 굵은 사내들이 딸려 나왔다
육십 년대, 보릿고개 같은 어한기
뱃사람들이 팔다 남은 새우며 삼식이, 아구를 가지고 와
국수 함께 끓여 먹어 모리라고 했다는,
뻑뻑한 국물 속에 가라앉은 옛 시절을 건져 올리면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의 페이지를 살았던 아버지들과 그 아버지의 漁撈들과 먹을 게 없어
무엇으로든 배를 채워야만했던 막막한 심해들이 함께 딸려 나오는 것인데....생략(김영식/모리국수)
"아저씨..자리있어요?"
달랑 테이블 4개만 있는 허름하고 작은 공간..식당이라고 할 수가 없는것 같다.
"자리...?"
"여기 앉아요. 이 분들과 합석을 하면 되겠네."
'합석을 하라니..'
여하튼 먹고 있는 젊은 남녀 앞에 앉게 되고..
"주문은 받지 않으시나요?"
"처음인가봐...여긴 모리국수가 사람수대로 나와..그외 탁주만 얘기허면 돼."
'참으로 편하게 장사를 하시는 구나...ㅎ'
금새 합석의 이유를 알게 된다. 점심시간이 지난지도 2시간이 넘었지만 손님이 끊기지 않는다.
심지어 옆에서 기다린다.
'대체 얼마나 맛이 있길래'...조바심을 내면서 모리국수를 기다린다.
손님왈 "우리 대구에서 왔어요."
"우린 서산에서 왔어요..." "난 경기도에서 왔네요." 기다리기 지루한 손님들이 재촉을 하는 말들이다.
가만히 들어보면서 이 식당의 분위기를 살핀다.
반찬이라고는 달랑 김치하나..밀폐용기에 나온다.
그것도 정성스럽게 낸 김치가 아닌 냉장고에 먹다남은 김치같은(ㅎㅎ)허접한 비주얼이다.
물론 아니겠지...
또한 덜어먹을 수 있도록 빈접시도 내어준다.
드디어 모리국수가 나왔다. 너의 정체를 밝혀라.(ㅎㅎ)
모리(もり)는 일본말로 빽빽하단(森.나무빽빽할 삼)뜻이라고 한다. 즉 각종재료를 많이 넣었다는 뜻인듯 하다.
이 일대가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이 상당히 많이 거주하였다고 한다.
여하튼 걸쭉한 국물에
각종 수산물이 가득한 이상한 국수가 나왔다.(ㅎㅎ)
아귀(생선은 철에 따라 달라진다고)도 보인다.
새우,홍합,미더덕...그리고 콩나물과 각종야채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촌스러운(?)맛이다.
가난한 시절....많은 가족들이 둥그렇게 모여앉아 먹었던 그 국수를 닮았다.
국물이 시원하고 껄죽하다. 진하다.
허름한 해물탕보다는 백배 낫은것 같다. 오래 걸리는 이유를 알것 같다.
비린 맛도 나질 않는다.
아주 삼빡한 맛이 최고이다.
모리국수의 가격이 빠졌네(ㅎㅎ) 1인분에 5.000원이다. 그렇다고 1인분을 내어주지는 않는다.
기본이 2인분이다.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다.
탁주(막걸리)도 맛있다고 하는데..맛을 보진 못했다.
탁주는 2.000원이다.
맛이 좋다.
끝까지 제대로 맛을 유지하는 모리국수..처음이지만 빠질것 같다.
조금은 투박하고 거친 맛이
구룡포어부를 닮아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맛있다.
음식은 그 지역을 닮아있을때 가장 맛이 좋은것 같다란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시간에 다시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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