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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실대는 제주 던덕모롤, 항파두리의 보리밭•─삶이 머문 여행/제주도*울릉도 2013. 5. 17. 00:03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마을...던덕모롤
제주 덕덕모롤,
항파두리...항몽유적지 가는 길에 있다.
설렁설렁 걸어가다가 만난 새파란 보리밭...그리고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밭이다.
항몽로와 항파두리로(올레 16구간)에 길게 이어져 있는 보리밭을 보는것만으로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던덕모롤이란 마을의 한 여백을
채우고 있는 청보리밭과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를 담아 보았다.
제주돌담과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가 싱그럽게 보인다.
바람에 스치는 보리밭을 보고 있노라니 이 상화시인님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싯구가 생각이 난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어떻게 이렇게 멋진 시를 쓸 수 있을까?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가 눈부시다.
아름답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마음의 혼돈길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인간군상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정돈되어 있지 않은 무질서함이
더욱 살갛게 다가오는 던덕모롤 보리밭이었다.
영글어가는 보리밭!
보리고개.....사실 나는 보리고개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다.
더우기 도시에 살다보니
더 더욱 보리고개를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아버지의 유년은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 5~6월이 눈물이고 한숨이었으리라. 그 세대의 수고가 오늘을 풍요롭게 했다.
보리밭위로 날아오르는 종달새......그 울음소리도 반갑다.
오늘은 보리밥이 그립다.
퉁퉁 불은 국수에다 찬 보리밥 한 덩이를 말고 싶다.
쌩뚱맞게 보리밭 사이로 갸날픈 코스모스가 인사를 한다.
한들한들.....
계절을 잊었나보다.
항몽유적지까지 다다른다.
초록과 노란물감이 물결 치는 청보리밭에서 아름다운 시간들을 추억해본다.
보리피리라도 불고 싶은 오후의 뜨거운 시간이다.
가만히 귀를 기울려본다.
보릿대가 서로 부딪히며 대는 소리때문이다.
챠르르.....
마치 영화필림이 돌아가 듯이 파르르 떨고 있는 보릿대소리가 정겨운 던덕모롤이다.
오월의 푸른 보리밭 한자락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휘청일때
라일락꽃처럼 수줍은 사랑에게 떨어져 쌓이는 그리움의 흔적인양 사랑의 편지를 씁니다.
보리밭에서 진한 그리움진한 향수
그리고 진한 사랑의 노래를 불러본다.
보리는 10월 말경 파종하고 6월초에 수확하게 된다.
월동전에 이미 잎이 돋아 잔디밭을
연상시키는 보리밭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여 4월 중,하순 5월초에 푸르름이 절정에 이른다.
5월 중순이후 보리 이삭이 익기 시작하면서
들판은 누렇게 변해간다.
나와 봐 어서 나와 봐
찔레꽃에 볼 부벼대는 햇살 좀 봐
햇볕 속에는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려고 멧새들도 부리를 씻어
들어 봐 청보리밭에서 노는어린 바람 소리
한 번 들어 봐 우리를 부르는 것만 같애 자꾸만 부르는 것만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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