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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무꽃이 아름답게 핀 종달해안도로와 그리운 성산포•─삶이 머문 여행/제주도*울릉도 2013. 5. 13. 20:20
일정도 없고 숙박지도 없고
예약된 것은
달랑 비행기표 왕복 2장......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사려니숲, 비자림숲을 거쳐 나를 종달해안도로에 내려놓았다.
제주도에 오면 항상 들릴 수 밖에 없는 종달해안도로......
그 아름다운 해변을 걸어본다.
비가 소리없이 졸졸 내리고 바람이 태풍을 닮은 듯 쌩쌩 불어오는
종달해변에는 꺾이지 않고 봄의 시간을 숨죽여 보내고 있는 무꽃들이 살랑거리며 흔들리고 있다.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종달해안도로는
구좌읍 김녕해수욕장에서
월정, 행원, 한동, 세화마을로 이어지는 제주도의 동쪽끝에 위치한 해안도로이다.
드라이브코스로 최상의 구간이다.
성산포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갯가에 핀 무꽃을 사정없이 흔들고 있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해안과 어우러진 무꽃도 이리 아름다울 수가 있다니.....무꽃의 새로운 발견이다.
유채꽃만 아름다운 줄 알았더니 무꽃도 참말로 이쁘구나.
바다위에 길게 누운 우도를 바라본다.
그 생김을 자세히 담아본다.
해안도로를 걷는 내내 우도는 길게 혀를 내 놓은 채 나의 걸음을 주시한다.
농멍실멍 걷는 그 작고 소박한 걸음을......
아프다 아프다 하고 아무리 외쳐도
괜찮다 괜찮다 하며 마구 꺾으려는 손길 때문에
나의 상처는 가시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남모르게 내가 쏟은 하얀 피 하얀 눈물 한데 모여 향기가 되었다고
사랑은 원래아픈 것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하는 순간
나의 삶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축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찔레꽃/이해인)
종달해안도로를 지나면서 성산일출봉과 함께 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성산일출봉을 오른다. 다행히 비가 내리는 탓에 많은사람들이 찾질 않았다.
일기가 좋지 않아 쓸만한 사진이 없다.
대충 정리해 본다.(ㅎㅎ)
성산포에만 들리면 이 생진시인이 생각이 난다.
한때는 무척이나 좋아했던 시인님......
'그리운 성산포' 란 시가 좋아서 무작정 찾아왔던 오래 된 기억들을 추억하며 피식 웃어본다.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나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피운다
태양은 수만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밖에 없다고 착각해온 해를 보라 성산포에서는 푸른색 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설사 색맹일지라도 바다를 빨갛게 칠할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바람이 심한날 제비처럼 사투리로 말을한다 그러다가도 해가 뜨는 아침이면 말보다 더쉬운 감탄사를 쓴다
손을 대면 화끈 달아오르는 감탄사를 쓴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술을 마실때에도 바다 옆에서 마신다 나는 내말을 하고 바다는 제말을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드는 파도소리에 귀를 찢기웠다 그리도 할 말이 있느나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어진 적은 없었다
모두 막혀 버렸구나
산은 풀이라 막고 풀은 산이라 막고
보고싶은 것이 보이지 않을때에는 차라이 눈을 감자
눈감으면 보일꺼다 떠나간 사람이 와 있는것처럼 보일꺼다 알몸으로 도 세월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꺼다
밤으로도 지울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 바다로도 닳지 않는 진주로 살꺼다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1)'•─삶이 머문 여행 > 제주도*울릉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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