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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등산로를 통해 오른 염불암•─산에 가자.../대구.경북산(山) 2010. 5. 25. 18:26
오전8시10분 등산장비를 챙기고 팔공산으로 가기 위해 나선다.
구라청(?)에서 발표한 일기예보는 역시나 거짓였다.
남부지방은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했다.
얼른 팔공산을 다녀 올 욕심에 아침부터 서둘렀는데....장비를 다시 집어 넣으려다 우중산행이라도
할 욕심으로 팔공산 수태골에 도착한다.
평소같으면 많은 차량과 인파로 붐벼야 하겠지만 오늘은 조용하다.
하지만
조용한 것도 좋지만
내리는 비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우산과 우비를 챙겨 오르려다 너무 힘들것 같단 옆지기의 권유로 포기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비로암이다.
비로암에서 삼층석탑과
비로자나불좌상을 만나기로 하고 탑골등산로를 향한다.
탑골등산로는 동화사정문의 좌측에서 이어진다. 탑골휴게소를 돌아서면 등산로초입이다.
염불암까지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걸을 수 있는 올레길같은 곳이다.
탑골등산로를 이용하면
팔공산스카이라인이나 동봉으로 바로 오를 수도 있다.
대구에서도 요즘 올레길을 많이 선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구간도 권하고 싶다.
마치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가는 문경새재의 옛 길을 닮았다.
풍부한 침엽수림의 향이 머리를 더 맑게 해 주는 탑골등산로는 아주 매력적인 길이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들이 많지만
호사를 부리지 않은 이 길이 더 반가울때가 있다.
깔딱고개에 올라선다. 탑골등산로는 염불암까지 아주 평탄하다.
쉼이있고 여유가 있고
자연이 함께 해 주는 그런 산행로이다.
예전에는 아마도 막아두었던 모양이다.
철조망을 걷었다.
개방이 된 만큼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주어진다.
눈이 즐거운 등산로이다.
편안하다.
한 시간정도만 걸으면 염불암에 도착하게 된다.
이 한시간이 세상에서의 10시간과도 바꾸지 못할 만큼 소중하게 느껴진다.
염불암에 도착하기전에 병꽃이 먼저 반겨준다.
요즘 많이 만날 수 있다.
염불암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염불암의 청석탑을 많이 그리워했으며 마애불좌상과 보살좌상을 보고싶었다.
그 바램이 이루어지고도
다시 보고 싶은 절집중의 한 곳이 염불암이다.
부드러운 산책길..비가 와서 오르지 못한 동봉이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간간이 내리는 비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막아주고 큰 비는 우비가 막아주는 행복한 산책길이다.
그래서 탑골등산로가 좋다.
하염없이 내어 줄 수 있는 길..그리고 사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은 날이다.
비가 와도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그런 삶이면 더욱 풍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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