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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년전 부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삶이 머문 여행/경상북(慶尙北) 2010. 1. 16. 21:47
450년전부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1586년 그러니깐 지금으로부터 424년....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편지가 1998년 발견되어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일명 "원이 아버지에게"란 이름으로 쓰여진
이응태부부의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이 담긴 편지이다.
얼마전 안동대학교 박물관에 갔었다가 만나게 된 사랑이야기이다.
다큐멘터리 저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2007년 11월호에 소개됐고
2009년 3월엔 ‘원이 엄마 한글편지’와 출토물을 다룬 연구논문이 국제 고고학 잡지
"앤티쿼티" 표지논문으로 실리기도 했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꿈에 와서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병술년(서기 1586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이 응태의 형 이몽태가 아우를 보내면서 추모시를 썼다.
"또 바라는 건 부지런히 도움을 내려주어 부모님이 만세토록 장수하시는 거라네.
형이 정신없이 곡하며 쓴다."이 미투리는 무덤에서 발견되었다.
사람의 머리카락이라고 한다.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머리카락이다.
병에 든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이지만
그가 신지도 못하고
죽어버리자
그 안타까운 마음에 죽은 남편과 함께 묻어 둔 것이라고 한다.
"아~지고한 사랑이여..순결한 아름다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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