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위에 떠 있는 은해사 운부암에서•─가장 한국적인..../한국의 절집 2010. 5. 10. 21:07
영천 은해사에서 제일 가 보고 싶었던 암자는 운부암(雲浮菴)이다.
雲浮菴....
어떻게 하면 구름위에 떠 있을 수가 있을까?
산허리를 감싸는 구름때문에 붙여진 이름일까? 여하튼 암자이름이 딱 마음에 든다.
운부암을 오르는 내내 시선이 거둬지질 않는다. 연지와 어울리는 소나무가 일품이다.
멋지다.
멍하게 바라보던 동공은
쌀쌀하게 느껴지던 봄바람에 의해 슬며시 제자리를 찾는다.
이름없는 화가가 그려낸 맑은 수채화같은 느낌이 든다.
봄빛을 제대로 살려낸....
운부암은 711년(성덕왕 10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달마상을 세워 둔 연지에는 수련등행사로 분주하다.
그냥 말없이 물끄러미...내려본다.
절집이 주는 편안함은 고즈늑하고 아늑함일것이다. 아마도 내게는 운부암이 그랬다.
아주 오래 된 느낌의 보화루(寶華樓)가 제일 먼저 맞아준다.
단청하지 않은 보화루...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운부암 원통전이 소박한 모습으로 길손을 맞아준다.
그리 화려하지 않음으로
더 반가운 운부암은 내게 그렇게 하나씩 내어주기 시작한다.
▲ 운부암 원통전
정면 3칸, 옆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벗겨진 단청과 잎을 내지 않은 배롱나무가 인상적이다.
진리를 위해 모든 것은 벗어 던진 모습이 운부암과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비워야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임을....
원통전으로 들어 갈 수가 없다. 내마음이 불당에 앉게 하질 않는다.
보물 제 514호인 청동 관음보살 좌상을 옆에서 담는다.
그리고 그 정확한 모습이
궁금하여 문화재청의 사진을 빌려본다.
신라 헌덕왕 1년(809)에 혜철국사가 창건한 은해사의 운부암에 모셔진 보살상으로
불꽃무늬·꽃무늬·극락조(極樂鳥) 등으로
장식한 화려한 관(冠)을 쓰고 있는 높이 1.02m의 아담한 작품이다.
원통전앞에는 석탑의 부재들이 가지런히 올려져 있다.
운부암 요사채에 걸터앉아 많은 것을 생각해본다.
삶 그리고 나....
결국은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또 이렇게 붙잡고만 마는 어리석음을 던지고 싶은데....
우의당(禹義堂)벽에 그려져 있는 달마도이다.
참배는 조용히...
▲ 산령각(山靈閣)
아담한 규모이다.
정면 1칸, 측면 1칸의 규모가 나는 좋다.
소박하지만
절도있는 사관생도처럼 느껴진다.
운부암은 어찌 이리 많은 것을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문을 열어본다.
왼쪽에는 산신탱을 모시고, 오른쪽에는 독성탱을 모시고 있었다.
운부암은 거기에 있어서 좋다. 이 편안함을 나눌 수 있음에 좋다.
살아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할지
알수 없지만 언제나처럼 구름위에 떠 있는 운부암이 되시길 바래본다.
'•─가장 한국적인.... > 한국의 절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명 돌구멍 절로 알려진 중암암(中巖庵) (0) 2010.05.15 시인묵객들의 영원한 유토피아 무릉계곡의 삼화사 (0) 2010.05.11 연못에서 깨달은 괴산 각연사 (0) 2010.05.01 곰절이라 불리는 창원 성주사 (0) 2010.04.29 비슬산 소재사 (0) 201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