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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장산(634m)•─산에 가자.../전국명산(名山) 2010. 1. 14. 09:10
부산 해운대가 보고 싶어진다. 설경구와 하지원이 출연했던 영화 말구....
그냥 해운대가 보고 싶다.
철 지난 바다는 어떤 모습이며
철지난 바다에 사는 물고기의 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위해 달랑 해운대로 향한다면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아
트렁크에서 주섬주섬 챙기며 등산준비를 한다.
해발634m의 해운대 장산을 오르기로 한다.
해운대에 서면 언제나 어머니의 품처럼 이 삭막한 도시를 감싸 안은 모습의 장산이다.
2010년 어느 날
장산은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산행의 들머리는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대천공원에서 시작한다.
주위에 주차 할 공간이 없어 애를 태운다. 길 가에 겨우 주차를 하고 산행에 나선다.
오늘 산행코스는 대천공원에서 시작하여
폭포사-양운폭포-장산마을-억새밭-정상뒷길-장산(634m)를 거쳐 대천공원으로 하산을 할 계획이다.
시간은 대략 3시간 10분정도 걸린것 같다. 빠르지 않고 느릿한 걸음이었다.
동행은 행복이란 녀석과.....
양운폭포이다. 부산은 따뜻한 지방이다. 다른 곳 같았으면 벌써 얼었을터인데....
시원한 물줄기가 여름폭포같다.
비교적 평탄한 임도를 거쳐 장산으로 오르게 된다.
쉬엄쉬엄...
아주 수월하다.
가족단위의 산행으로 적격이다.
제대로 산행을 하고 싶다면 가끔씩 만나게 되는 지름길을 이용하면 된다.
너덜지대를 만난다.
정식이름은 너덜겅(돌서렁)이라 부른다. 더 깊이들어가면 테이러스(talus)이다.
골치아퍼....
오르기도 전에 막걸리 한 사발을 권하는 식당이다.
허름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김치와 막걸리로 쉬어간다. 해운대의 진산답다.
청미래는 잎을 아래로 다 떨어뜨리고 열매만 달아 놓고 자신이 망개임을 알린다.
말라버린 억새는 슬픔이 아니라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광활한 터에
빈 곳을 채워주는 억새로 인해
겨울 장산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아직도 정상에는 군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철조망과 위험표시가 가득하다.
발견되지 않은 지뢰도 있다고 한다.
조심을 당부하니 정해진 길이 아니면 들어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산행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 또 조망이 흐리다.
아름다운 수영만과
광안대교 그리고 오륙도를 멋지게 담으려고 했는데..오늘도 틀렸다.
장산의 뒷길로 한참을 내려오다보면 정상언저리에 도착한다. 정상이 정상답지 않지만
군부대 덕분(?)에 여길 정상이라 부른다.
푸른 바다가 아름답게 조망되는 정상이지만 오늘은 틀린것 같다.
'다음에 반드시 다시 와야지"
정말 다시 오고 싶어지는 장산이다. 근데 밤에와야지(야경보러)
희미하게나마 오륙도가 보인다.모기보다 작은 크기이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광안대교가 시위를 보낼 활처럼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휘어져있다.
너무나 획일화되어가는 도시의 모습이 싫다.
짜여진 모습..
그 안에서 서로 비슷한 모습을 갈망하며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때면
회색인간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도 해 보고 싶지만...
그럴수록 더 닮아가는 모습의 내 안의 그림자를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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