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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에 다시 오른 천황산의 억새는 그 모습 그대로인데.....•─산에 가자.../전국명산(名山) 2009. 10. 7. 21:31
가을이 더 아름다운 천황산 사자봉에 오르기로 한다.
개인적으로는 무려 22년만에 오르게 되었다. 2009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밀양의 천황산을 오른다.
경남 밀양시 단장면과 산내면
그리고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에 걸쳐 있는 영남알프스의 산군이다.
2006년 12월에는 재약산 수미봉에 올랐으며
올 여름에 천황산에 오르기 위해
표충사주차장에 왔으나 억수같이 내린 비로 인해 표충사 관음전아래에서 카메라를 들고 아쉬운마음을 씻었던 적도 있었다.
재약산이든 천황산이든 들머리는 표충사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천황산은 22년만에 다시 오르게 되지만 그 전에는 아주 자주 오던 산들중의 하나라 익숙하다.
마치 고향의 뒷산처럼
그런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어미같은 산이다.
근데 표충사입장료는 너무 비싸다. 오늘도 입장료6,000원 주차비 2,000원이다.
표충사와 표충서원의 담을 따라 산행길에 들어선다.
조금 지나면
사명대사 사리탑을 만나고...
시멘트포장길을 오르다보면......
자그마한 부도 4기를 만난다.
소나무 아래에 고요히 자리한 부도는 천국에 앉아 있는것처럼 보인다.
효봉스님의 사리탑이다.
두 갈래의 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내원암을 거쳐 천왕산과 재약산의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20년전에 늘 이용하던 등산로이다.
천황산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갈림길에서
재약산 수미봉을 거쳐
고사리분교(산동초등학교분교) 그리고 층층폭포,흑룡폭포로 내려오는 구간이며 조금은 편하다.
하지만 오늘은 올 여름에 오르다가 계곡물이 많이 불어 오르지 못한 금강폭포쪽으로 들머리를 잡는다.
좌측으로 보이는 들머리이다.
등에 땀이 날 정도가 되니 한계암에 도착한다.
물 한모금으로 가슴의 열을 조금 식히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너덜지대를 지난다. 천황산에는 이런 구간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이 구간은 첨이라 생소하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올라 온 모양이다.
저 아래에 표충사가 성냥갑만한 크기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착각이다.
오후 늦게 시작한 산행인데 내려오시는 아줌마부대가 언제 다 올라가냐며 염려하신다. 대답은 "썩은미소"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좌측으로 난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얼음골로 내려간다.
86년 겨울에
친구들과 이리로 하산하며 굉장히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이리 길이 좋지 않았는데...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등산로는 좋지 않았다.
여하튼 2시간 10분만에 정상에 도착한다. 조금은 힘이 들었지만 가지고 갔던 배 반조각이 많은 힘이 되어주었다.
천황산(1189m)의 정상은 사자봉이다. 그리고 재약산(1108m)의 정상은 수미봉이다.
여하튼 정리가 조금 필요한 부분이다.
가끔은 재약산 사자봉,수미봉으로 부르기도 한다.
천황산이지만 천왕산으로 만들어버렸다. 왠지 천황이란 이름이 싫다.
천황산은 일제가 붙인 이름이라 더 그렇다.
사자평을 거쳐 능선을 오르면 재약산 수미봉에 이를 수 있다. 그리 멀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늦어 표충사로 바로 하산할 예정이다.
사자평에서
억새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난뒤에....
가을과 왠지 잘 어울리는 산을 꼽으라면 단연 천황산 사자평이라고 주저하지 않는다.
은빛억새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꼭 가을을 닮았다.
사자평에서 천황산을 다시 올려다 본다. 예전에는 이 코스로 참 많이 올랐다.
갑자기 밀려온다.
울컥~~
하산까지 3시간 45분이 걸렸지만 많이 행복했다.
오후 1시에 올랐던 산행이라 마음이 조금 조급하긴 했지만 아름다운 사자평의 억새를 바라보다보니
어느 새 가을의 작은 행복속에 빨려들어갔다.
삶도 바쁘고 힘들지만 잠깐의 여유속에 진정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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