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천곡사지칠층석탑
천곡사지칠층석탑 소재지; 전북 정읍시 망제동 산10번지 (보물 제309호)
정읍의 답사길에서 천곡사지(泉谷寺址)칠층석탑을 만난다.
농익은 가을이 없어진
절터에 몰래 숨겨둔 듯한 칠층석탑을
단풍들로 채색된 아름다운 풍경화 한 점을 내게 슬며시 밀어놓는다.
나는 이형탑들이 좋다. 원래의 갖추어진 양식이 아닌 제멋대로인 석탑들이 너무 좋다.
석탑을 첨 만났을때
정혜사지 13층석탑으로 인해 마음을 홀딱 빼앗긴 적이 있다.
이어지는
불국사다보탑,석굴암3층석탑,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 실상사 백장암 3층석탑
홍천 괘석리 4사자3층석탑, 제천 사자빈신사지 석탑, 월정사 팔각9층석탑등이 너무 좋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천곡사지 칠층석탑이 벌써 내마음 깊숙이 자리한다.
벌써 마음이 떨리기 시작한다.
수줍은 새색시마냥..
속칭 전곡사지라고 일컫는 망제동의 서쪽 산기슭에 위치한 탑으로 낮은 단층기단 위에
7층탑신을 올린 방형 평면의 석탑이다.
이 석탑은 8매의 석재로 구성된 지대석 위에 1매의 판석형 석재로 조성한 낮은 단층기단을 놓았다.
기단은 거칠게 다듬었으며, 측면에는 아무런 조식도 없다.
측면 상단에는 갑석형의 굽을 돌렸는데, 상면은 약간 경사지게 다듬은 후 중앙에 낮은 받침을 조출해 탑신을 받고 있다.
이와같은 기단구조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로
운주사석탑군에서 볼 수 있어
고려시대에 시작된 기단의 한 유형임을 알 수 있다.
탑신부는 초층탑신으로부터 3층탑신까지를 제외한 나머지 탑신과 모든 옥개석이 각각 한 돌로 조성되었다.
초층탑신은 유난히 세장(細長)하고
방주(方柱)같은 4매석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면에는 우주의 표현이 없다.
그 위의 2·3층탑신석은 각각 2매의 석재로 조성되었다. 매 층 각 면에는 양 우주가 각출되어 있다.
옥개석은 초층부터 7층까지 같은 형태로 조성되었는데, 너비가 좁고 두꺼워서 둔중한 느낌을 준다.
옥개석 상면은 평박하여 낙수면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나,
합각부의 선은 에리하게 조성됐다.
정상에는 각형 1단의 받침을 조출해 상층의 탑신석을 받고 있는데, 7층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양식을 보이고 있다.
각 층 옥개석의 하면에는 수평으로 전개된 추녀에 얕은 낙수홈이 모각되고
받침부에는 연화문이 조각되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초층탑신이 유난히 높게 조성되었고, 2층 이상은 체감률이 적은 탓에 석탑 자체가 고준해졌다.
전체적으로 석재결구가 매우 간략화 되고, 연화문의 조각 또한 치졸함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안정감이 결여된 세장
고준함 등으로 보아
고려 중엽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옥개석 밑에 연꽃이 조각된 것은 남원 실상사 백장암삼층석탑에서도
볼 수 있는 특이한 양식이다.
연화문은 모두 양련으로 추녀부의 측면부터 탑신에 맞닿은 안쪽 면까지 가득히 조각한 까닭에
자연스레 그 문양이 세장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1변에 4판씩 모두 16판의 양련이 조식되었는데, 판 내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다.
이러한 연화문장식은
전각부에 미세한 반전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옥개석의 폭이 좁아지는 느낌을 주어 전체적으로는 석탑이 더욱 세장하면서도 고준해보이는 효과를 주고 있다.
글은 문화재청에서 발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