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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英陽)주실 조지훈생가•─삶이 머문 여행/경상북(慶尙北) 2008. 2. 19. 21:37
영양(英陽)주실 조지훈생가
천혜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진
영양(英陽)은
그 자체로도 관광화가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아름다움에 반한다면 누구나 조 지훈시인과 같은 시심을 일으킬 수 있을 듯한 착각이 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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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와 절개의 시인 조지훈 생가를
찾아 나섰다.
영양에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생가는 918번 지방 국도를 따라 가면 주실마을이라는 입간판이 나타난다.
우회전을 하면서 장군천 다리를 건너면 눈앞에 전통 한옥 마을과 마주하게 된다.
조 지훈(趙 芝薰,1920.12.3∼1968.5.17)
박두진,박목월선생과 함께 1946년 시집 청록집을 간행하여 ‘청록파’라 불리게 되었다.
그는 경상북도 영양에서 출생하였고,본명은 동탁(東卓)이다.
어려서 한학을 배우고 독학으로 혜화전문학교를 졸업하였다.1939년 고풍의상,승무,1940년 봉황수로 "문장"지의 추천을 받고 일제하에서 데뷔했다.
시집으로 풀잎 단장,조지훈시선,역사앞에서 등이 있다.승무/조지훈
얇을사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머리 박사고깔에 감추오고 두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데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라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 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먼하늘 한개 별빛에 모두 우고
복사꽃 고운뺨에 아롱질듯 두방울이야 세상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접어 뻗은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양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접어서 나빌레라***********************************************
낙화(落花)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나무도 병이 들었나
케찹(?) 한 모금으로 숨이 돌아오려나^^*
완화삼/조지훈
(부제: 木月에게)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 가는
물길은 칠백리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나그네/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조지훈문학관 전시실
▲ 시인이 직접 쓴 완화삼
▲ 항상 가운데 조지훈 선생이 서 있다고 한다. ▲ 시인과 여동생 가족사진
▲ 시인이 사용하시던 물건들이다.
조지훈시인생가(호은종택)소재지;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201번지(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
주곡리 입향조 조전의 아들 정형이
인조때 건축한 건물이다.
"口"자형에 팔작지붕 목조 기와집이고 정면 7칸,측면 7칸의 구조이며 경북 북부지방의 전형적인 구조이다.
한국전때 북한군에 의해 일부 소실되었으나 1963년에 원형대로 복구하였다.
집 뒤편의 흙돌담에 옛 정취가 가득 묻어 나는 듯 하다.
유리로 된 봉창으로
누군가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은 시인을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 탓일까?
호은종택앞 논둑길을 걸어 문학관을 향하다가 조지훈 시인을 생각해 본다.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는 그림을 그려본다.
봄이 오지는 않았지만
시인을 생각하는 내 마음의 푸근함은 이미 봄인가 보다.
▲ 주실문화마을의 전경이다.
찾아가는길 영동고속도로-만종JC->중앙고속도로-영주IC->봉화읍(31번국도)->영양방향->주실문화마을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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