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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포구 삼척의 작진항•─삶이 머문 여행/강원도(江原道) 2009. 7. 22. 23:30
이름도 없는 아주 작은 포구에 들린다. 가구라야 겨우 이십여채가 되지 않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하지만 이 포구에 들리니 마음 한 곳이 무척이나 따뜻해진다.
둘러 볼 것도 먹을것도 없는
포구이지만
아주 오랜 시간을 머무를 수 있을 것 같다.
울진에서 임원방면으로 가다 보면 만나는 작진항...
그 곳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잠시 내려 놓는다.
작진항은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노곡리에 위치한다.
7번국도를 타고 가다가
강원도에 진입하면서 처음 만나는 포구이다.
내려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르다. 그리고 구불한 시멘트포장길을 내려서야 만날 수 있다.
가끔은 바다에 나가서 생선을 잡아 온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모두가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이니
배마다 해산물이 하나 가득일 때가 많단다.
변변한 횟집은 없어도 마을전체가 횟집인 셈이다.
작은 배 작은 집 작은 아이들 그곳엔 작은 것들이 많았다
질경이 뜯던 골목길이 있었다어판장에 가지런히 몸을 뉘이고아침 햇살에 팔딱이는 비늘들이 있었다
오징어 배에 매달려 흔들리는 전구보다
더 가랑가랑한 실핏줄 같은 삶이
허름한 여인숙 쪽방 여기저기서
잔기침으로 살아 있었고 울먹이는 등댓불을 바라보며
사우디아라비아에 일 년만 다녀오겠다던
가난한 첫사랑이 있었다
다시 가본 그 포구엔 친구들도 질경이도 잔기침 소리도
작은 것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작은 것들을 다 잃어버린 거대한 항구
첫사랑의 약속만 등대에 기대어 아직도 깜빡이고 있다(이옥란님의 외딴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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